화해할 수는 없을까

잘 기억은 안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백담사에 가는 것을 보고 엄마한테 왜 대통령을 그만두고 절에 가는거냐고 물었던 기억-엄마는 애한테 할 말이 없어서 대통령 하느라 너무 피곤해서 '쉬러'간다고 대답해 주셨다-도 있고, 노태우씨가 대통령 하던 시절엔 청와대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과 다정하게 이야기 하던 모습도 기억하고 있다. 그 때 난 어려서 그 두 사람이 원래 친한 사이인 것으로 알았는데 나중에 그들의 사정을 알고 나서는 당황스러웠다. 그 뒤에 IMF가 터져서 난리가 나고 준비된 대통령을 외치며 김대중 대통령 시대가 되더니 '맞습니다 맞고요'를 외치며 이마에 굵은 주름이 있는 노무현씨가 당선되더라. 난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원 하던 시절에 5공 청문회에서 열변을 토하던 것이 어렴풋하게 기억난다. 신문을 읽을 지적 능력은 도저히 안되고 동화책을 겨우 읽는 어린이가 국회의원 노무현을 기억할 정도니 노대통령은 정말 청문회 스타이긴 스타였다.


대통령은 '정치'의 중심에 서 있다. 나라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고. 난 대통령이라는 직이 나라의 중심에서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 대통령은 제발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인품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밑도 끝도 없이 허황된 구호를 외치며 단결하자거나 갈등을 제대로 봉합하지 않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 겉모습 뿐인 평화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끝없이 사람들을 자극하고 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태도는 더더욱 곤란하다. 이도저도 아닌 평범한 국민인 내가 보기엔 대통령은 무엇 때문에 자기의 지지도가 바닥인지, 왜 사람들이 자기를 짜증스러워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대통령도 사람이니 자기한테 불리한 일을 하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자기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행동하는 것도 당연하고. 그렇지만 요즘 대통령의 행동을 보면 정말 피곤하고 왜 저러나 싶은 생각 밖에 안 든다.


인터넷 댓글을 보면 정말 무섭다. 자기가 믿는 쪽 이외의 말은 절대 들으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싸움 구경을 하다 보면 독자적으로 판단할 만한 충분한 지식과 정보가 없는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 싸움꾼들은 원색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서로를 비난하고, 내뱉고 난 후에는 귀를 막는다. 난 저런 현상의 원인 중 하나가 아픈 현대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제발 빨갱이니 친일파 독재 세력타령도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이분법도 좀 사라졌으면 좋겠고.


화해하기엔 너무 먼 길을 와 버린 걸까. 조금 덜 싸우고 조금이라도 조용해지면 좋을텐데.

by 룰루랄라 | 2007/01/11 21:22 | 중얼중얼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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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악필이와 즐겁게 놀기 at 2007/01/30 21:23

제목 : 이래서 대통령은 군대 갔다 와야 한다는 거다.
어느 대통령이 이렇게 군대를 이해할까? 면제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 밑에서도 몇번 언급했다시피 나라가 어쩌네 민족이 어쩌네 말로 떠들지 말고 군대들부터 다녀오라구. 덧붙임으로 ... 병역의 신성성을 말하기 전에 에서 일부를 인용한다. 병역의 신성성 강조하는자 의무 제대로 지키기라도 했나? 병역의 신성성을 강조하는 것은 좋다. 한번 따져보자. 솔직히 박정희 대통령 이래 아들을 현역 사병으로 보낸 대통령은 없다. 노......more

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7/01/15 21:37
룰루랄라님블로그에서덧글쓰기가며칠동안안되더니지금은되네요그런데띄어쓰기도안되고영어는안써지고글자가지워지지도않아요흑흑흑
Commented by 룰루랄라 at 2007/01/16 16:30
으악 이제는 괜찮아요^^;; 잘 모르고 소스를 손댔더니;;;;; 죄송해요...ㅜㅜ
Commented by intermezzo at 2007/01/17 03:16
이제 되네요~ 헤헤 ^^
Commented at 2007/01/19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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